하늘빛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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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오픈캐스트 주제판 종료’에 대한 단상

결국 네이버 메인화면에 오픈캐스트가 노출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제대로 이용한 적도 없고, 오픈캐스트는 직접 만들기는 커녕 이용해 본 적도 없었지만, 그래도 일개 블로거에게 국내 최고의 포털사이트이자 세계 최고의 한국어 사이트 메인 화면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엄청난 트래픽 폭탄을 안겨주었던 것만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음 뷰 서비스에 이어 오픈캐스트 주제판 서비스가 종료됨으로써 더 이상 그러한 트래픽 폭탄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공지사항에 나온 것처럼 모바일로 콘텐츠의 중심이 넘어갔고, 따라서 주제판을 다 채울 수 없을 정도로 콘텐츠 발행 수가 부족해졌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홈에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컨텐츠 생산의 중심이 블로그에서 SNS로 넘어갔고, 오픈캐스트와 비슷하면서도 모바일에 최적화된 피키캐스트같은 서비스들도 다수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의 대두가 이 서비스를 종료해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모바일 최적화를 추구하는 것은 SNS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블로그가 데스크톱 버전 따로, 모바일 버전 따로 존재했다면, 지금은 그런 구분 없이 이용자의 이용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맞춰서 보여주는 반응형 웹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각종 모바일 사이트를 만드는 도구로도 활용되는 워드프레스는 물론이고, 티스토리도 반응형 웹이 적용된 스킨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블로거들 역시 좀 더 모바일 환경을 고려하여 포스트를 작성한다면, 모바일 환경에서도 전혀 무리없이 볼 수 있는 블로그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만 이런 추세에 동참하지 않고, 여전히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데스크톱과 웹 양쪽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를 수밖에 없고, 다양한 스킨을 적용할 수 있는 데스크톱과는 달리 모바일 화면은 훨씬 단조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에서 보기 좋은 콘텐츠 생산은 쉽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콘텐츠가 모자르다면서 오픈캐스트의 네이버 메인 노출을 중단한 것은 추세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한 셈입니다. 만약 네이버가 반응형 웹에 발빠르게 대응해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블로거들이 오픈캐스트를 만들어 활동했다면 이렇게 슬그머니 메인에서 빼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그동안 한국 웹 생태계를 왜곡하고, 특히 블로그를 비롯한 컨텐츠 생산 수단을 독점해오던 네이버의 영향력이 다소나마 줄어들게 되었기 때문에 어찌보면 저와 같은 아웃사이더에게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입니다. 물론 여전히 네이버는 국내 검색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니 하루 이틀에 그 영향력이 줄어들진 않겠지만, 적어도 네이버만이 가능했던 엄청난 트래픽 폭탄은 사라지게 되었으니 반드시 네이버 블로그를 고집해야만 하는 이유 한 가지가 사라진 셈입니다.

앞으로도 자사 블로그와 외부 블로그를 차별하는 네이버의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더 줄어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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