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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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용 무인 항공기 청와대 촬영사건을 다루는 대한민국 모 언론사의 클래스

민간용  무인 항공기가 추락했는데, 거기에 달린 카메라에서 청와대가 찍혔다는 기사가 포털 실시간 1위를 차지하고 난리가 났습니다(http://news.nate.com/view/20140325n39116 참조). 기사에서는 청와대 상공이 뚫렸고 청와대는 이 사실을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다며 국가 안보문제 운운하고 있습니다. 장착된 카메라는 고성능 DSLR카메라라고 하여 마치 청와대가 매우 선명하게 찍혀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이번에 발견된 비행기가 실제로 어느정도 고도와 위치에서 촬영한 것인지에 대한 언급 없이 카메라 대신 폭탄을 매달고 공격했으면 큰일날 뻔 했다는 식의 추측을 남발하여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무인기는 진짜로 청와대 위를 날아다녔던 걸까요? 이 기사에서는 무인기가 청와대 등을 촬영했다고만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그 촬영되었다는 것이 멀리서 아주 조그맣게 보이는 수준인지, 대놓고 근접해서 찍은 것인지는 이 기사로부터 알 수 없어서, 실제로는 청와대에 어느정도까지 접근해서 촬영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대신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기사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에서 쓴 이 기사에 무인기가 구파발 등 서울시 일대를 촬영했으며, 이 중에서 경복궁과 청와대가 희미하게 찍혔다고 나와있습니다. 즉, 이 무인기는 청와대 위를 날아간 적도 없고, 청와대를 목표로 해서 촬영한 적도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굳이 촬영된 장소에 구파발이 언급된 점, 추락한 장소가 경기도 파주시 봉일천이라는 점에서 이 비행기는 청와대를 중심으로하는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하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비행금지구역
비행금지구역 (출처:http://www.aopakorea.org/zboard/view.php?id=kopanews&no=95)

이 사진에 보이는 작은 동심원이 허가 없이 비행하면 무조건 격추된다고 하는 비행금지구역이고, 그 주위의 좀 더 넓은 동심원(아랫쪽은 한강과 용산을 경계로 하는)이 그 완충구역입니다. 일단 사진이 희미하게 찍혔다고 하니 RK P73A구역을 침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연합뉴스 기사에서처럼 약 300미터 고도에서 찍었다고 하면 무인기의 카메라로 약 60km 떨어진 곳까지 촬영이 가능하기때문에 반경 10km쯤 되는 완충구역인 RK P73B구역 밖에서 촬영해도 우연히 청와대가 찍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합뉴스 기사에서는 기체의 크기가 민간용으로 쓰이는 정도이며, 장착된 카메라도 고성능 DSLR이 아니라 소형카메라라고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군과 경찰에서도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한마디로 해프닝이었다는 거죠. 만약에 진짜 청와대를 정탐하려는 목적으로 사진을 찍었다면 그 사진 중에서 공개해도 될만한 것들을 대문짝만하게 실었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이들이 이렇게 추측성 기사를 쓴 저의를 의심케 만듭니다. 단순히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철되면 나타나는 안보관련 이슈의 일환일지도 모릅니다.

의도야 어찌되었든 낚이지만 않으면 되는 것 아닐까요? 이번 해프닝의 진실은 민간인이 무인항공기로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청와대가 찍힌 것 뿐입니다. 혹시라도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다면 그에 따른 처벌을 받으면 될 일이고, 방공구역이 뚫리면 곤란한 사람은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이지 우리들이 아닙니다. 이렇게 방공망이 뚫렸으니 안심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을 지 모르겠는데, 이번에 발견된 건 레이더에서 새랑 별 구분이 되지 않는 소형 항공기입니다. 반면에 북한이 자랑하는 스텔스기AN-2정도만 되어도 확실하게 잡아낼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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