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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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소중한 귀를 보호하는 ETY·kids5

사람의 청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청력의 지표가 되는 가청주파수 영역의 상한선이 점점 내려가게되어, 손상이 계속 진행될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수준까지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휴대용 음향기기가 보급된 이래로 잘못된 음악 청취로 인해 청력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사격을 하거나 폭파작업을 할 때에 폭음의 음압을 낮춰주는 귀마개를 끼고 하듯, 음악감상시에도 청력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음압을 낮춰줘야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이어폰은 바로 그러한 제품입니다. 일반 이어폰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저항값을 가지기 때문에 왠만한 휴대용 기기에서는 볼륨을 최대한 높여도 귀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이때문에 기본적으로 음원의 게인이 낮게 잡혀있는 클래식 음악의 경우엔 바깥에서 듣기에 곤란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듣는 대중음악의 경우엔 볼륨 키우기 경쟁이 벌어진 결과 클래식 음악보다 기본적으로 게인이 높게 잡혀있기 때문에 밖에서도 듣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1. 외관

IMGP8761이 이어폰은 밸런스형 고급 이어폰으로 정평이 나 있는 에티모틱 리서치社의 ER-4시리즈의 최하위 라인업입니다. 생긴 것은 ER-4시리즈나 HF시리즈, MC시리즈와 거의 비슷합니다. 생긴 것은 물론, 노즐부의 디자인도 동일해서 이들의 이어팁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에티모틱 리서치의 제품들이 다 그렇듯, 디자인 측면에선 썩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합니다. 특히 이어팁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시커먼 블랙버전은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5만원대의 에티키즈에서부터 플래그십인 ER-4PT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이것이 에티모틱 리서치가 추구하는 소리에 최적화된 디자인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헤드폰과는 달리 착용 시에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디자인이 조금 부족한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1-1. 구성

IMGP8765구성은 간단합니다. 종이로 된 박스 안에 이어폰과 지퍼 달린 이어폰 주머니, 그리고 비닐봉투 안에 이어팁 2쌍(추가로 한 쌍은 이어폰에 달려 나옴)과 이어폰 줄을 고정할 수 있는 클립이 전부입니다. 왼쪽에 있는 것이 에티모틱 리서치 특유의 3단팁인데, 귀에 쑥 들어가서 소음 차단 효과가 우수하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평범하게 생긴 커널형 번들 이어폰보다는 차음성이 좋았습니다. 이 3단팁은 2종류가 들어가 있는데, 사진 왼쪽에 있는 것이 약간 푸르스름하다고 해서 서리팁이라고 하고, 제 경우엔 이 팁이 이어폰에 달린 채로 나왔습니다. 서리팁보다 조금 큰 팁을 클리어팁이라고 하는데, 맨 위 사진 이어폰에 달린 것이 바로 이 팁으로 서리팁보단 조금 큰 사이즈입니다. 그리고 그 오른쪽에 있는 것이 해파리팁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폭신폭신한 폼 재질로 되어있습니다. 이밖에도 에티모틱 리서치의 다른 이어폰의 번들로 나오는 회색 팁이나 폼팁 등을 끼워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음질

음질이라고 적어놓기는 했지만, 사람의 귀는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점수를 매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리뷰에서 비교청취를 한 제품이 베이어다이나믹社의 헤드폰인 dt880뿐이어서 좀 더 세밀한 비교가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신품가격 30만원이 더 넘는 헤드폰의 명기와 비교한 것이므로 후한 점수를 주지는 못할 것 같으므로, 이 점을 감안해서 봐 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소리의 성향이란 측면에서 가장 큰 차이를 나타내는 주파수 응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ko.goldenears.net/board/index.php?mid=GR_Earphones&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ety&document_srl=1885141 참조) 링크에는 다양한 이어팁을 사용한 이 제품의 주파수 응답 그래프가 나와있습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약 5000Hz 언저리에서 소리가 약간 크게 나오는 피크가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평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골든이어스 리뷰에서도 언급되듯이, 이러한 특성은 ER-4S와 비슷한데, 에티키즈에 MC시리즈용 필터를 장착한 경우엔 훨씬 흡사한 모양으로 측정됩니다. 이러한 그래프는 음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음반 제작자의 의도를 충실히 반영한다고 볼 수 있지만, 소음이 많은 환경이나 볼륨을 작게 해서 들을 경우엔 저음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 위에 링크한 골든이어스 리뷰의 중간 4번의 CSD그래프의 저음부분이 최대한 빠르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저음이 퍼지지 않고 단단하다고 느끼게 해주지만, 반면에 저음의 양감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요즘에 나오는 이어폰들은 저음과 고음이 엄청나게 부스팅 되어있고(이러한 튜닝을 적용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이어폰 자체가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사용하고, 사람들이 주로 듣는 음악이 저음이 쿵쿵 울려대는 힙합이나 댄스음악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CSD 역시 저음의 잔향이 어느정도 이어지기 때문에 이런 이어폰과 비교하자면 에티키즈는 분명 심심한 소리를 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dt880과 비교하면 고음부에서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드럼의 심벌의 소리가 맛깔나게 들리는 게 dt880의 장점인데, 이부분이 장점인 녀석과 비교를 하니 심심한 것이 확실히 단점으로 드러나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리의 성향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밸런스형이기때문에 EQ만 살짝 만져주면 어느 음악에도 잘 어울립니다. 또 저음부의 잔향이 적고 저음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어서 싸구려 이어폰들과는 다르게 저음이 뭉쳐서 들리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음부가 심심한 대신 듣기에 거슬리는 치찰음도 작게 느껴지기 때문에 음악을 오래 듣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dt880은 좋은 소리로 정평이 나 있지만, 치찰음이 조금 거슬린다는 점이 흠으로, 저 역시 dt880을 끼고 음악을 오래 듣진 못합니다. 이어폰을 처음으로 사용하는 아이들의 귀를 보호하면서 즐겁게 음악을 듣게 해준다는 것이 에티키즈의 컨셉이기때문에 이 점 역시 큰 단점이라곤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되도록이면 어렸을 때 클래식 음악 같은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장 귀가 건강할 때 좋은 음악을 들어두라는 것이죠. 아무리 음향기기에 돈을 많이 투자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귀가 온전치 못한 상태라면 어렸을 때 듣는 것만 못할 수 있는데, 이 어렸을 때의 귀 상태를 최대한 오래 유지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아이들이 사용하는 이어폰으로 추천할 만합니다. 또한 청력 보호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중요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청력을 보호하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휴대용 음향기기를 처음 접했던 시절에는 오픈형 이어폰이 대세였습니다. 밀폐형 이어폰도 시중에 나와는 있었지만, 고가의 제품들이 대부분이었고, 저가형 제품군은 오픈형이었기 때문에 저 역시 오픈형 이어폰을 들었습니다. 주위의 소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입니다. 학교 축제때 바깥에 음악소리가 넘치는데도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곤 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귀가 많이 나빠진 것 같습니다. 만약 이 제품이 제가 어렸을 때 나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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