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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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미노보드 맥스(MinnowBoard Max), 전작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까요?

전에 소개한 싱글보드 컴퓨터는 전부 ARM계열 CPU를 사용했지만, 인텔의 x86 프로세서를 사용한 제품들도 있었습니다. 하나는 400MHz의 쿼크 프로세서를 사용한(아톰-원자보다 작다고 쿼크입니다.) 제품이고, 또 하나는 아톰 프로세서를 넣은 미노보드였습니다.

그런데 이 미노보드, 평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1GHz 싱글코어인 Atom E640 CPU를 집어넣고, 구형 칩셋을 잔뜩 사용해서 메모리도 DDR2까지밖에 지원 못하는데 1GB밖에 되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쓰고 있는 라즈베리파이보단 훨씬 좋은 성능이죠. 하지만 이녀석이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가격이었습니다. 인텔의 재고 부품의 집합체인 이녀석을 무려 199달러에 팔아먹었던 것입니다.

결과는 말할 것도 없이 처참했습니다. 싱글보드 컴퓨터계에 한 획을 긋기는 커녕 인텔에서 싱글보드 컴퓨터도 만들었나? 싶을 정도였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싱글보드컴퓨터는 점차 공돌이의 장난감을 넘어서 문돌이들도 싼 값에 하나 사서 낑낑거리며 가지고 놀 만한(제가 바로 그렇습니다ㅠㅠ) 제품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실버몬트 아키텍처가 적용된 신형 아톰이 소비전력과 성능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버리면서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당장 ARM계열 프로세서의 독무대였던 태블릿 시장에 윈도 태블릿으로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던 것도 실버몬트 아키텍처 기반 베이트레일 아톰 덕분이었으니까요. 여기에 쓰인 쿼드코어 아톰은 태블릿용 프로세서 주제에 AMD에서 나온 노트북용 APU인 A4-5000(쿼드코어 1.5GHz)을 발라버리는 위엄을 보여주었습니다.(제 노트북이 바로 그 A4-5000 탑재 제품입니다.ㅠㅠ) 넷탑용 아톰은 아톰에서 셀러론으로 부서이동을 해서(셀러론에서 J로 시작하는 제품들이 실버몬트 아키텍처 기반의 초저전력 제품군입니다.) 셀러론의 고클럭과 성능, 그리고 TDP 10W의 충공깽한 소비전력을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실버몬트 아키텍처는 이름 그대로 은으로 된 산(Silver + Mont)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좋다보니 당연히 실버몬트 아키텍처를 사용한 싱글보드 컴퓨터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게 이번에 나온 미노보드 맥스입니다.

 

MinnowBoard_MAX-Top-Angled미노보드 맥스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재고처리용이 아닙니다. 우선 CPU부터가 신제품입니다. 작년 4/4분기에 나온 Atom E3815, E3825가 들어가 있습니다. E3815는 싱글코어 1.46GHz, E3825는 듀얼코어 1.33GHz로 둘 다 22나노 공정에 64비트 프로세서입니다. 여기에 메모리도 DDR3 1GB, 2GB 짜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각종 포트도 다양하게 지원해서 USB 2.0 포트는 물론 3.0 포트도 들어가 있으며, SATA2 포트도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스펙을 갖춰서인지 가격이 싱글보드 컴퓨터 치고는 비싼 편입니다. 싱글코어에 1GB 버전이 99달러, 듀얼코어에 2GB 버전이 129달러입니다. 하지만 재고처리 주제에 말도 안되는 가격인 199달러에 나왔던 전작에 비하면 굉장히 저렴한 편입니다. 특히 가격대 성능비는 정말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상승한 셈입니다.

워낙 신제품이다보니 성능을 벤치마크 한 사이트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대략의 성능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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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안드로이드 버전 3D마크에서 인텔 CPU와 스마트폰에 채용된 프로세서들간의 벤치마크 결과입니다. 특히 CPU의 성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항목인 Physics에서 CPU 성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x86측의 프로세서 중에서 가장 떨어지는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 듀얼코어 아톰 Z2580인데, 그래도 이 벤치마크가 실시될 무렵의 주력 프로세서들에 맞먹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노보드에 들어간 E3825와는 코어 수가 같고 클럭이 다소 차이나지만, 실버몬트 아키텍처로 넘어가면서 두 배의 성능 향상이 있었다는 인텔의 발표를 감안한다면 두 제품 간에 커다란 성능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ARM계열 프로세서의 성능의 척도로 활용되는 DMips라는 단위가 있습니다. 이것은 프로세서가 초당 몇 번의 계산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인데 단위가 메가(M)이므로 1DMips는 초당 백만 번의 Dhrystone 명령을 처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ARM계열 프로세서는 성능을 표기할 때 CPU 클럭과 함께 MHz당 DMips를 함께 표기하곤 합니다. 스냅드래곤 S600같은 경우는 MHz당 약 3.3DMips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를 클럭과 코어 수만큼 곱해주면 약 2만 2천 DMips가 나옵니다. 미노보드 맥스의 E3825의 성능이 Z2580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이에 조금 못 미치는 성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다른 경쟁 제품들의 Mips는 어떨까요? 가장 많이 팔리는 라즈베리파이는 ARM11계열의 700MHz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 계열의 프로세서의 DMips는 MHz당 약 1.1이라고 합니다. 순정 상태인 700MHz에서도 770DMips정도밖에 안 되고, 최대 오버클럭 상태인 1000MHz에서도 1100DMips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실 싼 맛에 사는 라즈베리파이와 성능을 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되겠죠. 그래서 이번엔 국내에서 시판 중인 10만원 이하급 싱글보드 컴퓨터 중에서 가장 프로세서의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보이는 마스보드RK3066과 비교해보겠습니다. 탑재된 프로세서인 RK3066은 Coretex-A9계열의 듀얼코어 프로세서로 1.6GHz의 클럭을 지니고 있습니다. 코어텍스-A9계열은 MHz당 2.5DMips라고 합니다. 계산을 해보면 RK3066의 연산능력은 약 8000DMips로 나옵니다. 라즈베리 파이보다는 10배 이상 뛰어난 성능이지만, 미노보드 맥스의 약 절반 이하에 해당하는 성능인 셈입니다.

즉, 성능 면에 있어서는 싱글보드 컴퓨터 중에서는 가히 탑급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싱글보드 컴퓨터와 가성비를 따져봐도 전혀 뒤떨어질 것이 없습니다. 기존 제품보다 비싼 만큼 더 좋은 부품이 들어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녀석의 가성비를 따지려면 같은 인텔의 미니PC들을 걸고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x86기반 프로세서의 초소형 PC니까 말입니다.

절대적인 성능은 셀러론, 펜티엄이나 그보다 상위 제품군에 비할 수 없다보니 성능을 추구한다면 돈을 더 주더라도 그쪽으로 갈테고, 저전력 제품군 중에서는 같은 실버몬트 아키텍처 기반의 쿼드코어 셀러론 프로세서인 J1900을 탑재한 미니PC가 19만원 정도의 가격에 나와 있습니다. 물론 이 제품은 램과 저장장치가 빠져 있지만, 이쪽은 시간이 지날 수록 가격이 더 떨어질 여지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두 제품 간의 가격 격차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돈 조금 더 주고 윈도를 설치할 수 있는 후자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겁니다.

하지만 같은 실버몬트 아키텍처 기반의 프로세서라고 하더라도 둘 간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지원 OS의 차이입니다. 셀러론 J1900을 비롯한 여타 x86프로세서들은 윈도를 설치할 수 있고, 특히 실버몬트 아키텍처 기반의 제품들은 윈도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나 리눅스의 설치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설치만 가능하고 실사용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반면에 아톰 E3815, E3825를 탑재한 미노보드 맥스에는 윈도 설치가 불가능합니다.(아마 설치를 시도하는 사람도 안 나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리눅스 배포판을 제공하며, 리눅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드라이버도 제공합니다. 리눅스나 안드로이드를 설치할 수 있어서 이들 기반으로 서버를 돌리거나 XBMC등을 설치해서 활용하는 데엔 미노보드 맥스가 적합합니다.

 

이렇게 망작 소리를 듣는 전작을 뒤로 하고 새롭게 나온 미노보드 맥스는 다소 애매한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싱글보드 컴퓨터로서는 최상급의 성능과 다양한 포트 지원을 무기로 새롭게 도전장을 냈습니다. 저같이 이 제품에 끌리는 사람이 있는 걸 봐서는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제품이 진짜로 성공할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추신:현재 이 제품은 아직 판매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6월부터 자신들과 계약한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할 것이라는데, 이들 중엔 국내 업체나 국내에 지사를 운영중인 곳이 없습니다. 따라서 국내에 공식 유통될 지 여부는 확실치 않으며, 그렇게 되더라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mouser.com같은 경우엔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통해 구매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국내로 배송 가능한지 여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CC BY-NC 4.0 This work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 4.0 International License.

  • 하하하

    혹시 odroid-u3에 대해서 아시나요? 미노보드 맥스보단 성능이 딸리는 것 같지마는 재밌는 물건입니다.

    Exynos 4412 쿼드(맞나?) 1.7Ghz 와 2G 램을 달고 나오는 친구입니다. 한국 가격으로 78,000원 받네요

    아실 지도 모르지만 일단 링크 드려보겠습니다.

    http://hardkernel.com/main/products/prdt_info.php

    • 이 블로그를 돌리고 있는 서버가 U3의 후속작인 오드로이드 XU입니다 ^^
      서버용이 아니라면 U3도 굉장히 가성비가 좋은 제품인 것 같습니다.

  • 하하하

    혹시 odroid-u3에 대해서 아시나요? 미노보드 맥스보단 성능이 딸리는 것 같지마는 재밌는 물건입니다.

    Exynos 4412 쿼드(맞나?) 1.7Ghz 와 2G 램을 달고 나오는 친구입니다. 한국 가격으로 78,000원 받네요

    아실 지도 모르지만 일단 링크 드려보겠습니다.

    http://hardkernel.com/main/products/prdt_info.php

    • 이 블로그를 돌리고 있는 서버가 U3의 후속작인 오드로이드 XU입니다 ^^
      서버용이 아니라면 U3도 굉장히 가성비가 좋은 제품인 것 같습니다.

      • 하하하

        오 그렇다면 u3와 미노보드 맥스와는 가성비 차가 얼마나 될까요? 아실 듯 해서 물어봅니다.
        관심은 많지만 아는 게 없거든요. 이번에 큰맘 먹고 u3를 사보려 하지마는 새로운게 있다니 고민되네요.
        확실히 미노보드 맥스쪽이 좋은 것 같네요. 10만원이 넘는 가격대라 좀 곤란하네요. 아직 학생이라서요.
        추천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미노보드 맥스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드로이드 U3도 품절상태라 7월 10일 이후 배송 가능하다고 합니다.

          CPU의 성능만으로 따지자면 미노보드맥스보다 오드로이드U3가 나을 수도 있습니다. 미노보드맥스는 64bit 프로세서라지만 1.33Ghz 듀얼코어이고, 오드로이드U3는 ARM계열의 32비트 프로세서지만 1.7GHz 쿼드코어니까요 64비트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이상 코어 수가 더 많고 클럭이 더 높은 오드로이드U3가 더 나을 겁니다

          가격 대비 CPU 성능만 따지고 본다면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 중에서 오드로이드 U3를 능가할 제품은 없습니다. 10만원 이하에서 쿼드코어 달린 싱글보드 컴퓨터는 이거 하나니까요…

          제가 사용중인 XU는 칩셋들이 굉장히 비싸서 전작보다 두 배 이상의 판매가로 출시되었습니다. CPU는 더 좋아졌다고 하지만 어차피 8개의 코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실제 성능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 겁니다.

      • 하하하

        그리고 u3가 서버용으로 안좋은 이유도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다른 건 똑같지만 아무래도 파일 서버나 네트워크 드라이브를 잡아서 집의 다른 컴퓨터에서 쓸 경우엔 랜의 전송속도나 하드디스크의 전송속도가 중요한데, U3는 USB2.0포트 뿐이고, 랜 역시 100Mbps짜리 뿐입니다. 하지만 XU에는 USB3.0포트가 2개 달려있어서 하나는 하드디스크에 연결하고 하나는 외장형 기가비트랜을 꽂아서 사용하면 기가비트랜의 최대속도(1000Mbps)를 거의 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 나와있는 미노보드 맥스는 자체적으로 기가비트랜이 달려있고, SATA2포트가 달려 있어서 여기에 하드디스크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블로그나 가벼운 웹사이트를 돌리는 웹서버 용도라면 U3도 나쁠 것이 없습니다. 제가 안 좋다는 건 다른 종류의 서버를 운영할 경우에 기가비트랜과 하드디스크를 고속으로 이용할 수 있는 포트가 달려있는 게 좋다는 뜻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 하하하

    빠른 답변과 충고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odroid-u3 를 지르러 갑니다~!

    • 분명 좋은 제품이에요 라즈베리파이랑 가격 차이가 몇만원 나지 않는데 성능은 넘사벽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