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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wi Hi10 전용 키보드 독 개봉 및 사용기

지금까지 잘 쓰고 있는 Chuwi Hi10 윈도 태블릿전용 키보드 독을 샀습니다. 포장을 뜯고 제품을 만져본 뒤 느낀 첫 소감은 상당히 묵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Chuwi Hi10의 제원상의 무게가 553g이고, 키보드 독은 사이트마다 다르게 표기되기는 하지만 대체로 400~500그램 정도로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무게는 본체가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키보드 독 쪽이 더 무거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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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독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본체인 태블릿 컴퓨터와 동일한 길이와 너비에 일반적으로 노트북에서 쓰이는 아이솔레이션 타입의 팬터그래프 키보드가 달려 있습니다.

키 배열은 상당히 정석적인 편입니다. 잘 쓰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나 ‘와 같은 키들을 이상한 곳으로 보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키보드 독의 경우에는 있어야 할 곳에 딱딱 달려 있습니다.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샀기 때문에 알리나 타오바오 직구와는 달리 한글 각인이 된 상태이며, 한/영키 및 한자키 매핑도 완료된 상태로 배송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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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요즘에 나오는 노트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키감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팬터그래프 키보드들이 그렇듯 엄청나게 좋은 것도 아닙니다.

또, 10.1인치 태블릿에 맞춰서 설계되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키의 크기도 풀사이즈가 아닌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키의 너비가 너무 좁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기계식 키보드는 일반키의 너비가 약 17mm인데 반해서 이 키보드 독 키의 너비는 약 13mm에 불과합니다. 가장자리에 있는 키 쪽을 오타 없이 누르려면 약간의 적응기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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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좌하단부입니다. Ctrl키가 맨 왼쪽에 있습니다. 절대 FN키 따위와 자리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CTRL은 예나 지금이나 상당히 자주 쓰이는 기능키입니다. 초창기에 그 자리를 배정받은 이후로 수십 년 동안 왼쪽 최하단 자리는 Ctrl키의 차지였습니다. 그 자리를 단독으로는 키값도 인식되지 않는 근본없는 FN따위에게 내줘서는 안됩니다. 그런 점에서 상당히 마음에 드는 배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Shift키나 CapsLock키까지 옛날 그대로의 사이즈에 가깝게 만들어 놓은 것은 조금 불만입니다. 이 녀석들이 조금만 자리를 양보해줬더라면, 일반키의 폭이 이지경은 아니었을 겁니다. Shift키의 너비를 2cm 정도만 줄였더라면 일반키의 너비를 2mm쯤은 늘려줄 수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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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에 달린 Alt키와 Ctrl는 각각 한/영키와 한자키로 매핑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별로 누를 일이 없는 키라서 따로 한/영키나 한자키를 달지 않고 이런 식으로 매핑하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 키보드 독에는 더 쓸모가 없어 보이는 메뉴키가 없다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왼손잡이라면 모를까,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을 키보드 왼쪽에, 오른손을 마우스에 놓고 쓸 테니 굉장히 접근성이 떨어지는데, 엔터키나 백스페이스도 아니고 우클릭이라는 대체수단이 있는 메뉴키는 도저히 쓸모가 없는 키입니다. 누르기도 귀찮은 곳에 있으니 다른 키로 매핑하거나 매크로를 등록해서 쓸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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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키는 어딘가의 못난 녀석들처럼 짜부라지거나 일렬횡대로 늘어서 있지는 않습니다. 사용빈도가 꽤 떨어지는 우측 시프트키를 일반키 사이즈로 강등시키면서까지 자신의 본모습을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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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ㄴ자형 엔터키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미니키보드에서 그런 건 사치입니다. 왼쪽 Shift키가 큰 것도 불만인데, 아무리 엔터키라고 두 줄이나 차지하는 걸 용납할 순 없습니다. 게다가 일자형 엔터키가 ANSI 표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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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에서 볼 수 있는 CapsLock과 NumLock 인디케이터도 잘 달려 있습니다. 일반적인 키보드에는 ScrollLock 인디케이터도 달려 있지만, 아무래도 그 키는 엑셀같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쓰지 않는 이상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니 원가절감에 목숨을 거는 대륙의 제조업체들이 살려둘 리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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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달린 터치패드입니다. 성능은 저가형치고는 그럭저럭 쓸만한 정도는 됩니다. 맥북에 달린 그런 걸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그렇긴 해도 최대한 공간을 활용하기 위함인지, 터치패드 하단부 밑에 물리적 버튼이 달려 있습니다. 클릭해서 마우스 좌우버튼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문제는 터치패드 밑에 달아 놓은 관계로 버튼을 누른 채로 드래그를 한다든지 할 수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보통 터치패드의 물리버튼은 더블클릭이라든지 드래그같은 게 불편한 터치패드를 그나마 덜 불편하게 쓸 수 있게 해주는데, 이래서야 그런 역할을 전혀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단 버튼을 클릭하고 드래그를 하려고 하면 두 군데에 동시에 터치가 되어서 마우스 포인터가 이상한 곳으로 튀어 버립니다.

그리고 키보드 독에 터치패드 On/Off 버튼이나 단축키가 없고, 마우스/터치패드 설정에는 터치패드 항목이 통째로 뜨지 않는 관계로 이걸 비활성화시키려면 장치관리자로 들어가서 해당 장치를 직접 중지시켜야 합니다. 뭔가 스마트하진 않지만,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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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독에 장착한 상태로 접었을 경우 태블릿과 닿는 곳에는 이렇게 실리콘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되도록이면 접어 다니지 않으려고 합니다. 키보드 독의 내구성 문제가 아니라, 태블릿 상판이 고장날까봐서 그렇습니다. Chuwi의 원가절감 정신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플라스틱 액정은, 살짝만 힘을 줘도 삐걱거리며 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저 조그마한 곳에 힘이 실리게 된다면 좋지 않은 상황이 펼쳐질 게 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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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바닥 모습입니다. 그야말로 아무 특징도 없이 평범합니다. 중요한 것들이 다 태블릿 쪽에 있기 때문에, 키보드 독에는 통기구나 배터리 탈착부나 어댑터 연결단자 등이 없습니다. 우측에 USB 2.0단자가 하나 있긴 하지만, 대륙의 발적화인지 드라이버 충돌로 써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해당 제품만 불량인 건지, 같은 시기에 나온 제품들이 죄다 글러먹은 건지, 애초에 이런 문제가 있는지 제조사가 알고 있기나 할는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태블릿에 두 개나 달려 있어서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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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하단부에 있는 고정용 홈에 맞춰서 끼워서 딸깍하고 걸리는 소리가 나면, 하단부의 연결단자를 통해 키보드와 터치패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태블릿은 자동으로 데스크톱 모드로 전환되고주1, 화면도 수평모드로 전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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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은 최대 120도까지 펼칠 수 있는데, 아마도 대체로 이렇게 최대한 펼쳐놓고 쓰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각도에서는 연결단자의 접촉이 쉽게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만히 놓고 쓸 경우엔 별 문제없지만, 조금이라도 흔들릴 경우엔 연결이 끊어져 버립니다주2. 역시 책상에 놓고 쓸 경우엔 아무 문제없고, 무릎 위에 놓고 쓸 경우에 문제가 됩니다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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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접었을 때 모습입니다. 예전에 쓰던 싸구려 노트북에 비하면 얇긴 하지만, 요새 나오는 울트라북과 비교하면 두께나 무게 모두 처참할 지경입니다. 키보드 독이 본체보다 무겁기 때문에, 같이 들고 다니면 휴대성이 대폭으로 감소합니다. 물론 2 in 1 제품들은 노트북처럼 사용하다 툭 뽑아들고 그대로 쇼파에 걸터앉으며 사용하는 맛이 있기 때문에 무게나 부피만으로 울트라북보다 못하다고 할 순 없습니다.

 

글은 안 읽고 사진만 보신 분들을 위해 장단점을 적어보겠습니다.

장점

적절한 깔맞춤

적당한 키감

정직한 키 배열

터치패드주4 포함

각도 조절 가능

뒷쪽에 받침대가 없는 구조주5

 

단점

무거움

분명히 전용 키보드독인데 디자인이 미묘하게 따로 노는 느낌

오타를 유발하는 적은 키 너비(적응만 되면 문제없음주6)

태블릿 연결단자 접촉 문제

깨끗하게 쓰려면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어야만 하는 우레탄 코팅주7

 

결론

괜히 서피스가 타이핑 커버방식을 쓰는 게 아니었습니다. 하드웨어 명가 MS에서 만든 명품 태블릿 서피스를 지르세요!

각주:

  1. 해당 설정에 따라서 전환 여부를 물어보는 팝업창이 뜨거나, 자동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2. USB와는 다르게 떨어졌다가 다시 접촉되더라도 별다른 지연 없이 곧바로 연결됩니다.
  3. 태블릿 쪽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제품 특성상 접촉불량 문제가 아니더라도 별로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4. 따로 설정하지 않아도 왼쪽 가장자리를 쓸면 현재 실행 중인 앱 화면이, 오른쪽 가장자리를 쓸면 알림창이 뜨고, 윗쪽 가장자리를 쓸면 데스크톱 앱 최대화 취소→창 최소화하는 등의 제스처가 취소도 할 수 없게 되어 있어서 불편합니다. 별로 쓸 일이 없고 터치패드를 넓게 쓰는 데 불편하기만 하다보니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서 해당 기능을 꺼버릴 겁니다.
  5. 대신 무게가 태블릿 한쪽 귀퉁이에 가해져서 살짝만 들어올려도 삐걱거리는 소리가…
  6. 데스크탑도 같이 사용하는 경우엔…
  7. 지금 쓰는 마우스도 우레탄 코팅이 되어 있는데, 이정도로  손에 닿는 부분이 번들거리진 않습니다. 극건성 피부를 가지신 분이 아니라면 깨끗하게 쓰시긴 글렀습니다.

CC BY-NC 4.0 This work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 4.0 International License.

  • 대륙에서 치곤 잘 만든 것 같은데..ㅎㅎ

    • 겉모양은 꽤 괜찮은데, 접점의 연결이 좀 아쉽더라고요. 본체를 도킹을 고려하지 않고 디자인해서 그런가봐요

    • 서피스나 아이패드 프로의 타이핑 커버처럼 얇고 가볍지 않아서 휴대성이 좀 아쉽더라고요. 물론 그 타이핑 커버 살 돈에 조금만 보태면 이 태블릿을 살 수 있지만요. ㅎㅎ

  • 사막여우

    자세한 리뷰에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혹시 핸드폰 테더링을 사용하여 인터넷을 쓰는 것도 가능한지요? 궁금합니다 ^^;

    • 당연히 가능합니다. 저도 밖에서는 스마트폰 테더링을 이용해서 인터넷에 접속합니다.
      다만 사용하지 않으실 경우엔 꼭 연결을 해제해주셔야합니다. 윈도10은 업데이트를 꺼둘 수 없는 대신 이동통신 연결시에는 업데이트를 다운로드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테더링을 이용해서 와이파이로 연결하는 경우에는 자동 다운로드를 막을 수 없으니 요금폭탄에 유의하셔야합니다.
      보통은 그렇게 데이터를 많이 잡아먹지는 않지만, 가끔씩 구버전의 서비스팩처럼 대규모 업데이트를 합니다. 올해에도 대규모 업데이트가 예정되어있다고 하니, 와이파이 전용 윈도태블릿을 구입하신다면 그 시기를 주의하셔야 할 겁니다.

  • Chd P

    실례지만 어느 사이트에서 얼마에 구매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요새 판매되는 제품은 전부 전용키보드가 아닌
    그냥 케이스에 블투 키보드 붙힌 것만 팔더라고요
    가격대가 나쁘지 않다면 차라리 본체만 사고 독을 사보고 싶어서요

    • 방금 제가 구입한 곳을 확인해봤더니 품절되었다고 나왔습니다. ㅠㅠ
      가격은 42,000원에 배송비 포함해서 5만원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마 다시 품절이 풀릴 것 같긴 하지만, 확실하게 그렇다고 단정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ㅠㅠ
      판매처에서도 워낙 물량이 적게 풀려서 그런 거라고 하니 바로 구하셔야겠다면 역시 직구를 이용하시는 방법밖엔 없을 듯 합니다.

      • Chd P

        성격상 직구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괜찮으시다면 판매처가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수시로 체크해보겠습니다.

        • 구글이나 네이버에 타오투코리아라고 치면 나오는 곳입니다.
          물어보면 빨리 답해주진 않지만, 답변 자체는 해주니까 언제 구매 가능한지 물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